NIKON CORPORATION / NIKON D3 / 2010:12:11 / 17:24:37 / Auto Exposure / Multi-segment / 1200x1200 / F2.8 / 1/25 (0.04) s / ISO-800 / 0.00EV / Auto WB / Flash not fired / 200mm
"흐름과 멈춤에 대한 단상"
사진가 천경우는 '시간을 반역하는 것은 시계뿐'이라고 단언한다. 시간의 흐름은 사람마다
달리 느껴지므로 시간의 길이를 절대적인 구간으로 획정해서 객관화시켜버리는 시계가 오히
려 시간의 흐름에 대한 개인들의 주관적 느낌이 지니고 있는 상대적 속성을 왜곡시켜버린다
는 식이다. 내가 보내는 1년의 길이가 어린아이가 보내는 1년의 길이와 결코 같게 느껴질 수
없기 때문이다. 그러나 비상(飛翔)하는 새의 움직임을 '영원한 멈춤'의 상태로 만들어버리는
사진이야말로 시간에 반역한다. '단절된 시간, 방부처리된 시간의 증거인 사진'이라고 이일우
의 <박제의 초상>이라는 작품에 대해 묘사한 최현주의 말은 사실은 모든 사진들에 다 해당되
는 셈이다. 그런데 사진을 담고 가만히 들여다 보니 새의 흐름을 멈춤이 되게 하고 수변(水邊)
의 멈춤을 흐름되도록 만드는 것 또한 사진이라고 생각하게 된다. 사진은 그래서 영원한 반역
을 꿈꾸는 자들의 즐거운 상상 유희가 되는 셈이다. 사진, 과연 즐거운 놀이가 아니겠는가...?
@ 주남지에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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